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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조상 묘 벌초, 전통 이어가야
  • 이주호 기자
  • 등록 2025-09-22 09: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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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유교적 매장문화와 세대 단절의 과제
  • - 경북 안동지역 산소문화 현장을 찾아서

추석 앞두고 조상 묘 벌초, 전통 이어가야60대 어른이 벌초를 위해 산길에서 예초기를 사용해 묘역을 정리하는 모습.

추석을 앞두고 경북 안동지역에서는 조상 묘를 돌보는 벌초가 한창이다. 산소 주변의 잡풀을 베고, 묘역을 정리하는 일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조상을 기리고 가족 공동체의 뿌리를 확인하는 의례로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농촌 지역에서는 벌초를 이어가는 세대가 점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족 수가 적어지고, 자녀들이 도시에 거주하거나 산길에 오르는 경험이 줄면서 "조상 산소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도 들린다.


안동지역 이 씨 21대손은 “우리는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벌초에 다녔지만, 요즘 아이들은 산에 갈 기회가 거의 없어 산소의 의미를 체감하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실제로 일부 가정은 한 해에 한 번만이라도 모여 산소를 찾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벌초문화의 현대적 변화

한국의 매장문화가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상황에서 벌초는 단순한 관리가 아닌 세대 간 전통의 고리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동묘지나 납골당, 수목장과 같은 장묘 문화의 변화가 확산되면서 벌초 자체가 필요 없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증가, 도시화로 인한 생활 방식 변화는 조상 산소를 직접 찾아가는 문화를 점점 줄이고 있다. 대신, 전문 업체의 ‘벌초 대행 서비스’가 보편화되며 “정성은 돈으로 대신할 수 있는가”라는 논의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교육적 의미와 과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초는 단순히 풀을 베는 행위가 아니라, 가족의 뿌리를 확인하고 조상의 은덕을 되새기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으로서 의미가 깊다. 현장에서 자녀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조상에 대한 예를 배우는 경험은 교과서가 대신할 수 없는 전통 교육이다.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벌초의 현장은 단순히 노동의 장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지켜야 할 전통과 세대 교육의 장으로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추석 앞두고 조상 묘 벌초, 전통 이어가야정돈된 묘역과 추모비 전경 (사진이미지 특정씨족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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